게임월드에서 살아보기 #3

 부제: Stages of Action Model 과 UAF로 젤다의 전설:야생의 숨결 분석하기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은 자율도가 매우 높은 대표적인 오픈 월드 게임으로,
플레이어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곳으로 자유롭게 이동하며 게임 속 세상을 탐험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저 또한 이 부분에서 매력을 느껴 이 게임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플레이를 할 수록 저도 모르는 사이 적재적소에 놓인 퀘스트를 완수하며
결국에는 게임이 의도하는 방향대로 나아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게임을 플레이하며 설명이 너무 많아 제대로 읽지 않고 ‘다음’ 버튼을 연타하는 경험, 모두들 해보았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에서는 ‘메인 챌린지’, ‘사당 챌린지’, 그리고 ‘미니 챌린지’를 통해
그런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 플레이어에게 이 게임 속 법칙을 알려주고 있었습니다.

‘메인 챌린지’는 게임의 뼈대를 이루는 퀘스트로 플레이어에게 최소한의 이정표를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사당 챌린지’는 플레이어가 다양한 조작법을 익히고 캐릭터를 강화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렇다면 ‘미니 챌린지’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미니 챌린지’는 플레이어가 반드시 완수해야하는 유형의 챌린지가 아닙니다.
주로 마을 주민이 부탁하는 일을 해주는 등의 시시콜콜한 일들이라
빠르게 엔딩을 보고 싶은 플레이어에게는 무의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이번 과제에서는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내 ‘미니 챌린지’가 사용자에게 어떤 경험을 선사하고 있는지를 중심으로 분석을 진행해, ‘미니 챌린지’의 역할과 의의에 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User Goal

우선, 미니 챌린지에 도전하는 플레이어의 니즈를 살펴보았습니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미니 챌린지는 게임 속 세계관에 몰입하고자 하는 사용자가 주로 수행하는 퀘스트입니다.

플레이어는 마을에 방문하거나 길을 걸으며 마주치는 NPC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데,
대다수의 미니 챌린지는 이런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전달됩니다.

즉, 미니 챌린지는 게임 세계 속에 적응하고 그 세계의 일원이 된 기분을 느끼고자하는 플레이어의 니즈에서 출발하는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다른 말로, user goal 또한 미니 챌린지 수행을 통해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세계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Affordance

그렇다면 미니 챌린지는 어떤 요소를 활용하여 플레이어의 몰입을 돕고 있는 것일까요?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은 굉장히 잘 짜여진 Cognitive Affordance와 Functional Affordance이 특징이며,
미니 챌린지는 플레이어가 반복적으로 이를 경험하도록 돕습니다.

  • Cognitive Affordance
    The UX Book에 따르면 “How do you know what to do?”에 대한 답변을 제공하는 부분이 Cognitive Affordance이며, 주로 심볼이나 피드백 등을 통해 나타납니다. 저자는 심볼을 사용하는 경우, 심볼 그 자체에는 아무런 내제된 의미가 없어도 그 심볼이 특정 의미를 가진다는 공유된 관습 shared conventions이 있다면 사용자에게 의미를 전달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때, 피드백의 경우 심볼을 비롯한 여러 요소와의 상호작용이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유저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에서 일상적으로 수행하게 되는 활동은 수렵과 채집입니다. 이때 어떤 방식으로 곤충을 잡거나 과일을 나무에서 딸 수 있는지는 튜토리얼 스테이지 혹은 초기 맵에서 직접 체험을 통해 익힐 수 있습니다.
    이후에는 나무에 열린 열매, 강에 있는 물고기, 땅에 돌아다니는 곤충과 같은 것들이 일종의 심볼이 되어 ‘획득 가능한 아이템’이라는 의미를 플레이어와 공유하게 됩니다. (이런 류의 게임에 익숙한 플레이어라면 더욱 빨리 이런 심볼을 캐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플레이어는 이런 여러 심볼과 상호작용 하며 허용되는 행동과 허용되지 않는 행동의 경계를 피드백을 통해 직접 알아내게 됩니다. 일례로, 강물에 들어가 물살에 휩쓸려보거나 높은 나무 위에서 떨어져 다쳐보면서 이런 행동은 ‘위험한 행동’으로 분류된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 Functional Affordance
    Cognitive Affordnance 파트에서 언급한 심볼과 피드백의 예시를 통해 엿볼 수 있듯이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속 세계는 대체로 현실세계의 법칙과 맞닿아 있습니다. 분명 상상 속 세계이지만,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은 게임 내에서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플레이어는 낯선 세계에 우리 현실을 투영해보면서 큰 어려움 없이 게임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를 크리에이터 모형과 사용자의 모형 간의 gap이 적다고 표현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은 Functional Affordance가 매우 잘 짜여진 게임입니다.

    작은 동물은 플레이어를 마주치면 도망가지만 큰 동물은 공격하기도 합니다. 플레이어는 큰 동물을 보면(가령 늑대나 멧돼지) 피하거나 공격할 준비를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반응’이고, 게임도 그것에 호응하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크기와 상관없이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개나 말과 같은 동물은 플레이어에게 우호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게임 속 개와 말의 머리의 방향이 항상 플레이어를 향해 있는 모습이나 플레이어를 졸졸 따라오는 등의 모습은 현실에서도 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이런 모습은 플레이어가 손쉽게 적과 아군을 구분하도록 도움으로써 통일감 있고 탄탄한 세계관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Stages-of-action Model

Stages-of-action Model은 사용자가 기계와 상호작용하는 모습(장면)을 순서에 따라 표시한 모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 속 원을 세로로 갈랐을 때의 좌측은 Execution으로, 사용자가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단계 별로 분해한 뒤 순차적으로 시행하는 단계입니다. 이때 Gulf of Execution(실행차)이 발생할 수 있으니 디자이너가 주의를 기울여야합니다. Gulf of Execution(실행차)은 사용자가 어떤 대상(object)에 어떤 행동을 가해야하는지에 대한 단서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가 Execution에서 취한 행동은 시스템 속에 변화를 일으킵니다. 이 변화가 일어나는 구간이 하단의 ‘The World’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다음으로, 우측은 시스템에 일어난 변화를 인지하고 해석하고 평가하는 Evaluation입니다. 초기에 세웠던 목표에 얼마나 부합하는 결과물을 얻었는지, 그리고 어떠한 피드백이 주어졌는지를 파악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ecution과 마찬가지로 Evaluation에서도 Gulf of Evaluation(평가차)이 발생하며, 이는 사용자의 행동이 사용자가 예상한 결과로 이어졌는지 확인하는 부분입니다.

미니 챌린지를 수행하는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플레이어의 Stages-of-action model을 그려본다면 아래와 같습니다.

Interaction Cycle

위의 이미지를 Interaction cycle에 맞게 수정할 수도 있습니다.

  • Planning: 게임 속 세계에 적응(몰입)하기 위해 NPC에게 대화를 걸고 미니 챌린지를 전달받기
  • Translation: 미니 챌린지 내용에 따라 어떻게 퀘스트를 수행할 것인지 결정하기
  • Physical Actions: 미니 챌린지 수행하기
  • Outcomes: 미니 챌린지 수행 결과
  • Assessment: 미니 챌린지 수행에 대한 결과 인지, 해석, 평가 등

물론 플레이어가 미니 챌린지를 한 번에 성공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플레이어는 목표를 재설정하거나(예. 미니 챌린지 이탈 후 다른 활동, 다른 미니 챌린지 도전, 미니 챌린지에 요구되는 조작법 연습 등) 앞선 상황에서 왜 실패했는지 피드백한 뒤 다시 사이클에 따라 시행하게 될 것입니다. (아래의 이미지와 같은 모형)

UAF(User Action Framework)

Interaction Cycle은 UAF의 상위 단계 카테고리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말이죠!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Interaction Cycle 내용을 다시 불러와 더 세부적으로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Planning: 게임 속 세계에 적응(몰입)하기 위해 NPC에게 대화를 걸고 미니 챌린지를 전달받기
    • “What to do?”, “What can I do”를 결정하는 파트로, 플레이어가 사람을 마주치면 말을 거는 자연스러운 행동을 통해 쉽게 미니 챌린지에 닿을 수 있습니다. 이는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에 익숙하지 않은 플레이어와 이미 오랜 시간을 쓴 플레이어 모두 세계관 몰입이라는 목표를 수행하는 것에 큰 문제가 없도록 설계되어 있는 것이라고 분석하였습니다.
  • Translation: 미니 챌린지 내용에 따라 어떻게 퀘스트를 수행할 것인지 결정하기
    • 이 부분은 태스크를 수행하기에 앞서 어떻게 행동을 할지 결정하는 파트입니다.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의 경우,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잘 짜여진 Affordance가 플레이어로 하여금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지 유도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Physical Actions: 미니 챌린지 수행하기
    • 사용자가 직접 행동을 취하는 파트로,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내에서는 미니 챌린지 내용에 따라 직접 열매를 채집하거나 요리를 하는 등의 부분을 가리킵니다.
    • 이때 중요한 것은 (1) 조작할 대상을 인식하는 것과 (2) 조작하는 것입니다.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플레이어는 닌텐도의 콘솔을 조작하며 게임 내에서 주어진 행동을 수행할 것입니다. 만약 숙련되지 않은 플레이어라면 이 부분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을 것입니다. 콘솔 게임의 특성 상 게임 내의 움직임을 조작하는 것에 익숙해지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직접 이 게임을 플레이해보면서 익숙하지 않은 동작을 수행할 때 실증을 느끼고 결국은 미니 챌린지를 이탈하는 경험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 Outcomes: 미니 챌린지 수행 결과
    • 교재에서는 이 단계에서 unwanted automation, computational error, unexpected results와 같은 것이 나타나서는 안된다고 말합니다.
    •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은 플레이어가 이탈하지 않고 이 단계까지 오게 되면 퀘스트를 시작하며 예상했던 결과(보상, 감정)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Assessment: 미니 챌린지 수행에 대한 결과 인지, 해석, 평가 등
    •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에는 총 77개의 미니 챌린지가 존재합니다. 결국 이 미니 챌린지를 하나하나 수행해나가다 보면 플레이어는 어느덧 게임 속 세계에 익숙해져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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