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소개 | Personal Statement
Who I am and who I want to be
[도전하는 사람]
유독 또래들보다 어른인 척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있다. 나는 어렸을 때 어른들이 간섭하면 확 짜증을 내며 알아서 할 거라고 말해버리는 성질머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러면서 모순적이게도 나를 보호해주는 집이나 학교라는 울타리 속에 남아 있고 싶어 했다. 그래서 어린 시절의 나를 되돌아보면, 입을 삐죽이면서도 결국에는 누구보다 어른들 말을 잘 따르는 모범생 중의 모범생이었다. 그러다 보니 무슨 결정을 하거나 행동을 할 때도 어른들의 시선을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 조금이라도 엇나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나 자신을 합리화하고 안주했다. 조심성 있는 태도가 필요할 때도 있지만 가끔은 확 지르는 화끈함도 필요하다. 더 큰 세상을 보고 싶다면 보금자리를 떠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대학 졸업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학교라는 울타리를 떠난 뒤 나의 모습이 궁금해진다. 부디 용감하게 도전하는 사람이 되어있었으면 좋겠다.
[지키는 사람]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 나에게 중요한 것, 그리고 내가 아끼는 것을 지킬 줄 아는 태도는 중요하다. 그에 앞서 내가 무엇을 옳다고 생각하는지, 무엇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 그리고 내가 어떤 것을 아끼는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본인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은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믿는다. 내가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스스로 확신을 가져야 누군가 이것을 공격했을 때 뜻을 굽히지 않고 버틸 수 있다. 나는 대부분에 대하여 나의 주관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흑백논리처럼 좋고 싫음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대상의 어떤 면이 나의 마음에 드는지 어떤 면은 내 생각에 반하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고 반박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 세상 모든 것에 대해 주관을 가지는 것은 당연히 불가능하지만, 적어도 아무 생각 없이 휩쓸리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 살다 보면 나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음을 알기 때문이다.
[공존하는 사람]
의무와 권리는 인간 사회를 이루는 중요한 단어이다. 우리는 사회구성원으로서 마땅한 의무를 수행하고 권리를 보장받기를 원하며, 이것이 우리 사회가 유기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원동력 중 하나이다. 하지만 내가 속한 사회가 세상의 중심이 아니기 때문에 공존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아야 한다. 내가 주장하는 권리가 다른 사람 혹은 존재를 착취해서 얻어내는 것이라면 어떨까? 그 사실을 알게 된 후에도 지금과 같은 마음으로 권리를 누릴 수 있을까? 자기 한 몸 간수하기도 힘든 요즘에 남 걱정까지 하는 게 천하 태평해 보이고 솔직히 말하자면 조금 재수 없기도 하다. 하지만 의무와 권리가 상호적인 것처럼 내가 타자에 대해 존중을 표할 때 나 또한 존중받을 수 있지 않을까?
What I have been through and my dreams
인생이 강줄기라면, 지금 내 인생은 여러 물길이 모여서 한곳으로 흐르기 시작하는 시점이 아닐까 싶다. 처음 진지하게 진로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본 것은 나이가 두 자리가 되던 시점인 것 같다. 그때의 나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패션에 관심이 많았던 아이였고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입시 미술에 뛰어들었다. 옷을 좋아하는 초등학생답게 알록달록하게 입고 다녔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당시에 우리 집에는 예쁜 옷이 별로 없었다. 교복을 입는 학교에 다닌 탓도 있지만, 내가 수줍음이 많아서 가지고 싶은 옷이 있어도 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인생 첫 도전이었던 미술 입시는 실패로 끝을 냈다. 중학생이 되고 보니 공부를 잘하는 것 같아서 공부를 계속했다. 그러다 공부하며 라디오를 듣는 취미를 갖게 되었고 라디오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며 방송과 콘텐츠에 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대학에 들어와서는 한창 공연의 매력에 빠져 있었다. 배우와 동료 스텝들과 함께 몇 달을 고생해서 올린 공연이 무대에 올라가는 것을 백 스테이지에서 지켜볼 때 느꼈던 희열이 정말 중독적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또다시 다른 흥미와 관심사를 찾아가는 중이다. 곧 졸업하게 되니 행복을 찾아 떠나겠다는 허황한 소리는 하지 못하겠지만, 지금까지 차곡차곡 쌓아온 경험들이 가리키는 방향이 있을 것이라 믿고 찾아보려고 한다. 막연히 미래에 대해 상상했던 학창 시절과는 다르게 이제는 정말 구체적이고 선명한 지도를 구해서 학교 밖으로 한 발자국씩 발을 내밀어야 한다는 게 설렌다.
What I'd like to learn from the course
나는 현재 4학년이 되기 전 마지막 학기인 3-2 시점에 와있다. 휴학을 한 학기 해서 학년이 엇갈리고 말았지만, 동기 중에서 이번 학기에 졸업하는 친구들도 왕왕 보인다. 지금까지 4년 동안 학교에 다니면서 다양한 연계 전공 수업을 들어보았는데 사실 모두 마음에 들어서 지금까지도 어떤 전공을 선택할 것인지 정하지 못하였다. 어떤 연계 전공에 진입할 것인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점에 인지과학 수업을 수강하기로 한 만큼, 새로운 학문에 도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고 싶다.
또한, 본전공인 정보・인터랙션 디자인 수업을 통해 얻은 지식과 접목하여 발전할 기회로 삼고 싶다. 마지막 학년을 앞두고 나서야 겨우 전공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된 것 같아서 아쉬움을 가지고 있다. 인지과학 수업이 부디 좋은 시너지를 내주었으면 한다.
마음이라는 개념이 참 추상적이지만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 존재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는 게 참 흥미롭다. 여러 갈래의 시각에서 마음을 바라보고 뜯어보게 될 앞으로의 수업이 기대된다.
Things that I like
[말하는 것]
입에 모터가 달린 것 같다는 표현이 있다. 내가 딱 그런 표현이 어울리는 유형의 사람이다. 말을 하기 시작하면 주체를 못 해서 목이 아플 때까지 이야기를 하곤 한다. 그래서 속에 쌓이다 못해 고인 이야기를 마음껏 털어낼 수 있는 친구를 만나는 시간을 굉장히 좋아한다.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것을 좋아하는 친구들을 만나면 혼자 계속 얘기를 하다가 헤어질 때쯤에 너무 혼자 말했나 싶어서 후회하기도 한다. 따지고 보면 내가 말을 하는 것은 전달을 위한 말하기가 아니라, 말을 뱉어냄으로써 속을 비워내는 과정과 같다. 간혹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면서도 막말을 하는데 그러다 보면 속에 있는지도 몰랐던 괜찮은 생각들이 툭툭 튀어나온다. 좋은 친구들과 얘기를 하다 보면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내가 가진 생각이 자라나고 채워지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
[혼자 있는 것]
누군가에게 말을 늘어놓는 것만큼 혼자 있는 것도 좋아한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서 누워있는 것도 좋아하고 혼자 영화나 공연을 보러 나다니는 것도 좋아한다. 혼자 있으면서 순간순간 생각나는 것들을 적어두면 어떤 식으로든 나중에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제는 의식적으로 뭐든 남겨두려고 하는 편이다. 왜 항상 좋은 아이디어는 잠들기 직전에 생각이 나는지 모르겠다. 너무 졸려서 아침에 일어나서 적어놔야겠다고 생각하고 잠들었다가 다 까먹어버린 경험을 몇 번 한 뒤로는 아무리 졸려도 핸드폰 메모장에 생각을 휘갈기고 다시 눈을 감는 습관을 들였다. 가끔은 의식적으로 생각이 잘 떠오르는 장소로 떠나기도 한다. 확실히 몸을 움직이고 사람들을 마주하며 새로움을 주입해야 머리도 잘 돌아간다.
[아는 것]
내가 가진 가장 나쁜 습관은 모르면 입을 닫아버리는 것이다. 내 무지가 밖으로 드러나는 것을 참지 못하는 것이다. 어린 시절 내 말버릇은 ‘나도 알아’ 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린이 주제에 정말 건방지다. 그때는 어른스러워 보이고 싶었던 것 같다. 한 선생님께서 학부모 면담에서 우리 엄마에게 내 말버릇에 대해 꼬집어주면서 이런 습관을 인지하고 고치게 되었다. 누군가 내가 모르고 있다는 걸 꿰뚫어 본 충격적인 경험 중 하나라 지금까지도 계속 ‘아는 척’ 하는 것을 주의하고 있다. 뭐든 아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은 두 가지 방면으로 내 인생에 영향을 미쳤다. 우선 이것저것 다 찍어 먹어보고 싶어 하기 때문에 ‘이것저것의 대가’가 되었다. 한편 얕고 넓게 경험해서 깊이가 부족하다. 올해는 집중하는 한 해를 보내고 싶다.
댓글
댓글 쓰기